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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과 여행

멜번의 홍대 이태원 Smith St, Brunswick St, Sydney Rd

by 영어로말하면 2025. 10. 19.

 

멜번에는 '거리' 자체가 하나의 문화인 곳들이 있습니다. 어제 토요일 우리는 Smith St, Brunswick St, Sydney Rd 일대를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파트너가 20대 젊은 시절에 친구들이랑 많이 놀러다닌 곳이라 나이들어서도 가끔씩 같이 가는데요. 멜번 시티 북부에서 대표적인 문화거리들이자 가장 개성있고 역사깊은 거리들입니다. 본인도 한때 호주의 interior design을 1년정도 공부했었기에 heritage 헤리티지 건축양식에 관심이 많아 아주 즐겁게 거닐었죠~

이 세 거리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지만, 모두 local favourite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장소로 멜번의 다양성, 예술, 그리고 사람 냄새를 느낄수 있는 곳들이에요. 한국에서 홍대나 이태원 등과 비슷한 핫한 지역이죠~

Smith Street 빈티지 레트로 거리

Smith Street는 Fitzroy와 Collingwood의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거리로, 한때 노동자들의 생활 터전이었다가 지금은 예술과 커피, 그리고 빈티지 감성이 살아 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남쪽 끝은 Victoria Parade 북쪽은 Queens Parade까지 이어지고, 트램 86번 노선이 지나가죠.

1838년 멜번 외곽 토지 분할이 시작되면서 이 도로의 현재 직선 노선이 정비되기 시작했고, 1887년 멜번 중심가부터 Smith St까지 케이블 트램이 연결되면서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네요. 2차 세계대전이후 멜번이 교외로 팽창하면서, 상점과 공장들이 교외로 빠져나가고 이 일대 산업도 쇠퇴기를 겪었지만 1980년대부터 낮은 임대료로 예술가들이 모이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지요.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종종 등장합니다. 특히 멜번의 'Old Melbourne charm'을 보여줄 때 자주 배경으로 사용되죠. 세련되진 않아도 진짜 멜번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빈티지 중고 샵, 브랜드 아울렛, 카페 & 바, 인디밴드 공연, 소형 갤러리 등이 벽돌건물, 그래피티와 어우러져 쿨한 분위기를 자랑하죠. 한국 거리와 비교하자면 서울 익선동이나 을지로처럼 낡았지만 멋진 거리라 할수있겠네요.

Coles 콜스의 초기 본점건물. 그 옆의 시계탑건물은 원래 Collingwood Town Hall.

이곳에는 heritage building 헤리티지 빌딩 즉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호주의 3대 수퍼마켓 브랜드들중 하나인 Coles 초기 본점건물도 그중 하나죠.  Coles의 첫번째 대형 매장으로 1924년에 창립자 George James Coles가 이곳에서 회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가 처음 문을 연 가게는 'Coles Variety Store'라는 이름이었고, 슬로건은 유명한 “Nothing over 2/6” (2실링 6펜스 이하 즉, 저가형 잡화점)이었다네요. 그래서 멜번 로컬들 사이에서는 'Coles가 시작된 곳'으로 불립니다. 현재는 현대식 Coles 수퍼마켓이 그 옆에 자리하고 있고, 이 오래된 건물은 heritage 헤리티지 보호대상이라 외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요.

그 옆의 고풍스러운 시계탑건물은 원래 1887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Collingwood Town Hall 콜링우드 타운홀로 사용됐었다가 1994년에 멜번시 행정구역 통합으로 'City of Yarra'에 병합이후 Yarra 시청 일부 사무공간 및 커뮤니티홀로 활용됐었다 합니다. 현재도 결혼식, 콘서트, 커뮤니티 행사, 예술 전시회 등 시민행사가 자주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쓰이고 있어요. French second empire architectural style 프랑스 제2제정 건축양식으로 특유의 화려한 장식과 Mansard roof 맨사드 지붕이 특징이에요. 이 건물의 클래식한 시계탑은 당시 Collingwood 시민들에게 ‘지역의 중심’이자 ‘시간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지금도 멀리서 Smith Street를 걸어올라오면, 이 탑이 거리의 랜드마크처럼 보여요~

 

멜번 최초의 종합 백화점인 ‘Foy & Gibson’ 건물

위의 건물은 Foy & Gibson Warehouse and Department Store 포이 앤 깁슨 백화점 본관 건물로 이 회사는 멜번 최초의 백화점 체인으로, 나중에는 시드니·애들레이드·퍼스에도 지점을 열었어요. 그러나 1930년대 이후 경제대공황과 함께 점차 쇠퇴했고, 1960년대엔 Coles·Myer 같은 신흥 백화점 유통체인에 밀리며 문을 닫았어요. 현재 이 건물1층에는 'Darn Cheap Fabrics' 매장이 들어서 있고 나머진 오피스 사무공간으로 임대활용되고 있습니다. Victorian Commercial Style 빅토리아시대 상업 건축양식에 Edwardian Baroque 에드워디언 바로크 요소가 가미된 건물로 19세기 후반엔 이 백화점 덕분에 이 지역이 멜번의 대표 상권이었고 Foy & Gibson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가게가 아니라 자체 공장과 창고 (textile, furniture, lighting 등), 유통망까지 근처에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Collingwood는 19세기 말~20세기 초 멜번의 '산업 중심지'로 불렸어요. 그래서 이 Smith St 일대에는 당시 관련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고 이들 외관은 헤리티지로 보호되고 있으며 내부는 현대식으로 보수해서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죠.

Paterson’s Building 패터슨스 빌딩. 1912년 완공된 Edwardian Baroque 에드워디언 바로크 양식.
희미하게 남아 있는 Paterson’s Home Furnishers 간판이 당시 가구백화점의 흔적.
1880~191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 Smith St. Trader는 예전 섬유공장을 현대적으로 내부개조한 카페
Moran & Cato는 19세기 후반~20세기의 대형 식품도매 유통회사. 수퍼마켓체인 이전시대에 공급.
High Victorian Style 건물들이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있어 멜번시가 외관은 Heritage로 보호중.

기타 추천 장소: The Grace Darling Hotel / Plug Seven Records / Vegie Bar

 


Brunswick Street 예술과 자유의 거리

Brunswick St는 Fitzroy 피츠로이 중심을 관통하며 남쪽으로는 Victoria Parade부터, 북쪽으로는 Alexandra Parade까지 이어지죠. 트램 11번이 지나가서 접근도 아주 편해요. 걸어서 몇 분이면 바로 Smith St, Gertrude St과 연결돼 있어서 '피츠로이 삼대 거리'라고 부를 만큼 자주 함께 언급돼요. 역시 여기도 1970~80년대에 많이들 멜번 교외로 빠져나가고, 임대료가 저렴해지면서 예술가, 뮤지션들이 이곳으로 몰려왔어요. 이들이 정착하면서 거리 전체가 하나의 문화공간처럼 변했지요.

Fitzroy를 상징하는 세 단어 Art, Music, and Coffee 가 모두 만나는 곳입니다. 이곳은 멜번의 bohemian vibe 보헤미안 분위기 즉 자유롭고 예술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해요. 거리에는 그래피티, 인디 밴드 공연, 그리고 카페와 바가 이어져 있죠. 커피 한 잔을 들고 천천히 걷다 보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멜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지역 장터, 거리 공연, 빈티지 마켓이 열려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아요. 한국의 홍대·연남동처럼 예술과 젊음이 공존하는 거리죠.

대부분 1880~1890년대에 지어진 빅토리아 시대 상가건물. Victorian Boom Style.
The Fitz Café & Bar 더 피츠 카페 & 루프탑바, 낮엔 커피 음식 밤엔 칵테일.
The Evelyn Hotel. 1854년부터 운영된 Fitzroy의 전통 펍이자 라이브 음악 바.
The Punters Club이 있던 자리. 1990년대 멜번 라이브 음악의 성지. 멜버니언들의 추억의 장소.
Bar Open 바 + 라이브공연장 + 레코드 스토어. 멜번출신 밴드들의 초기 공연무대로 유명.
Vintage Bookstore 고서점. 희귀 예술서적, 디자인 사진 서적, 인디작가 작품 등 판매.
레스토랑 스트립 구간. 이 19세기 건물들 상단의 화려한 parapet 장식은 당시 유행하던 ‘Boom Style’

추천 장소: The Fitz Café / Polyester Records / Naked for Satan / Vegie Bar

 


Sydney Road 다문화의 거리

Sydney Rd는 Brunswick 지역을 중심으로 남쪽 Carlton부터 북쪽 Coburg까지 이어지는 긴 거리예요. 이름처럼 원래는 19세기 초 멜번과 시드니를 연결하던 도로였답니다. 트램 19번을 타면 멜번 시티에서 바로 연결돼요.

초창기엔 가축 이동로이자 상인들의 주요 경로였고, 19세기 말에는 멜번 북부 산업지대의 핵심 축으로 발전했어요. 그러다 1950년대 이후, 이탈리아·그리스 이민자들이 정착하면서 지금의 다문화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Brunswick의 Sydney Rd근처에서 남쪽 시티방향을 바라본 장면. 멀리 멜번시티 스카이라인.

현재는 멜번의 대표적인 multicultural neighbourhood 즉 다문화 지역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뿐아니라 터키, 레바논, 인도, 베트남 등 각 나라의 음식과 가게가 함께 어우러져 있죠. 그래서 Sydney Rd를 걷다보면 '여긴 어느 나라야?' 싶은 느낌이 들어요. 한 블록엔 터키식 베이커리, 그 옆엔 레바논 레스토랑, 조금만 가면 인도, 베트남, 이탈리아 식당이 줄줄이 나와요.

이곳의 매력은 화려함보다는 진짜 일상이에요. 주민들이 장을 보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며, 거리 곳곳에서 커피 향과 향신료 냄새가 섞여 흘러나옵니다. 한국의 대림동이나 이태원 이슬람거리처럼 다문화 향기가 가득한 거리죠.

오후내내 이 거리들을 거닐다가 슬슬 저녁시간이 가까워져서 우리는 10여년 전에 몇번 갔었던 터키 레스토랑 Alasya에서 식사를 했더랬죠 ㅎ

터키 레스토랑 Alasya. Kebab과 Gozleme 고즐레메는 한국의 부침개와 비슷.
Alasya는 리틀 이스탄불 Sydney Rd에서 유명한 가장 오래된 터키 레스토랑 중 하나.

기타 추천 장소: A1 Bakery / The Retreat Hotel / Barkly Square / Coburg Market

☕ 한쪽은 과거의 흔적이, 한쪽은 예술의 자유가, 또 다른 한쪽은 다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멜번의 세거리 Smith Street, Brunswick Street, Sydney Road.

커피 한 잔 들고 트램 소리를 들으며, 하루쯤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멜버니언처럼 걸어보아요~ 🚋